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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책 속 그 문장, 주인장의 처방전

[책 선물] 의연하게 살고싶은 당신에게, 노인과 바다 _ 어니스트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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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카테고리에서 저는 책 속에서 저에게 강한 울림을 준, 혹은 아름답다고 느낀 구절 혹은 문장들을 바탕으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정리해보고, 여러분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김영하 작가는 알쓸신잡에 출연하여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문학은 작가가 숨겨놓은 주제를 찾는 보물 찾기가 아니다. 자기만의 답을 찾기 위해서 보는 것이다."

     물론 모든 작가들이 자기만의 생각과 감성을 담아 만든 작품들이기 때문에 그 주제와 의미를 파악하는 것도 좋은 독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그럴 여유가 없었습니다. 당장 제가 살아가는 의미조차 희뿌옇게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위대한 작가들의 의미를 곱씹어 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마 바쁜 직장생활 혹은 학교생활을 하며 독서를 취미로 갖고 계신 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책을 우리와 가까이 두는 이유는 각자 다 다를겁니다. 하지만 독서를 하며 행복해지는 순간이 작가의 엄청난 뜻을 깨닫게 되었을 때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독서를 하는 이유, 독서를 하면 좋은 점과 같이 주인장의 생각에 대해서는 차차 주제를 가지고 다뤄 나가겠습니다. 그 이전에 저는 순수하게 작가가 쓴 문장들을 읽으며 와닿고, 저를 감동시킨 점들을 나눠 볼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3평 다락방 주인장입니다.

오늘 다룰 책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입니다.

노인과 바다_어니스트 헤밍웨이, 민음사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노인과 바다]입니다. 사실 이 책은 고전문학 중에서도 길이나 내용면에서 특별히 길거나 어렵지 않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은 책들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감히 평할 건 아니지만, 헤밍웨이가 이 작품을 통해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되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기도 하지요. 특히나 이 책은 헤밍웨이가 생존하던 시절, 그것도 작가로서 사형 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 없던 시절, 마지막으로 발표되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비평가들은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인 산티아고에게서 전 작품들의 성숙한 버젼의 등장인물들을 떠올립니다. 그 외의 다양한 해설이나 비평은 위 사진의 책에도 아주 잘 나와있고, 인터넷에도 많은 정보가 있기 때문에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잘 몰랐습니다. 그냥 막연히 내용만 주워들어서 대충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모른다는 이유로 생활하는 데 당연히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늘 이 책과 같이 대충 어디서 들은 내용만 알고, 제대로 읽어 본 적 없는 책들은 저를 아주 조금, 찝찝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골랐던 것 같습니다. 아주 조금이었지만, 저를 찝찝하게 했던 부분을 닦아내고 싶을 만큼의 여유가 있었던 겁니다. 그럼 지금부터 평범한 직장인이 읽은 [노인과 바다], 그리고 책 속 그 문장들을 보겠습니다.

 

조금 더 세상을 의연하게 살아가고 싶은 당신에게

31쪽

산티아고는 노인입니다. 몸이 젊었을 때처럼 팔팔하지 않고, 전보다 어떤 행동을 하는데 드는 힘이 커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어떤 위험함이 숨어있을 지 모르는 바다를 보며, 때로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또 때로는 어머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산티아고에게 바다는, 지금 여러분과 제가 느끼는 바다와 사뭇 다른 느낌이었을 겁니다. 그에게 바다는 우리가 지겹도록 보는 직장이고, 어떤 긴급한 상황이 터질지 모르는 생활의 공간입니다. 그런 자신의 생존의 현장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이 책을 보다보면 군데군데 발견할 수 있습니다.

79쪽

그에게 때때로 엄청난 시련과 고난을 안겨주는 바다를 바라보는 모습이, 여러분과 제가 직장을 바라보는 모습과 비교해봤을 때 다른게 느껴지지 않나요? 산티아고는 바다에서 겪는 고난을 바라보며 바다를 '악하다'라고 규정짓지 않습니다. 그저 바다는 친구일 뿐이고, 그런 친구에게 악한 모습이 있다고 이야기할 뿐이지요. 우리의 일터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악하다'라고 규정지을 수 만은 없을 겁니다. 우리가 먹고 살아가게 해주며, 우리가 하고싶은 걸 마음껏은 아니지만, 할 수 있게 해주니까요. 

37쪽

항해는 전부터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는 것에 대한 은유로 많이 쓰였습니다. 헤밍웨이의 뜻을 온전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며 쓴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삶에도 무지갯빛 거품이 곳곳에 끼어있지요. 나의 세상만 힘들고, 고단해 보이는데, 다른 누군가는 쉽게 돈을 버는 것 같고, 노력 없이 값진 것들을 얻는 것처럼 느낍니다. 그런 무지갯빛 거품은 보기 좋습니다. 부럽고, 닮고싶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삶에서 가장 허황된 것이기도 하지요. 마냥 바라보는 건 아무것도 해결해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산티아고의 정신을 조금은 닮아보려고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간결하고, 단호한 문장들을 읽고 싶은 당신에게

비평가들은 헤밍웨이의 문체를 표현하기 위해 'Hard-boiled' 라는 표현을 씁니다. 말 그대로 해석을 해보면, 마음을 동요시키지 않고, 감정적으로 절제되어 있으며, 감상이 크게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감정과 생각은 물리적으로 만져지는 게 아닙니다. 모든 관념들은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에 담겨있고, 아무리 언어가 정교하다고 한들, 우리의 뇌만큼 정교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언어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관념이 오히려 그릇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어울리지 않더라도 추상적인 관념들이 하나의 그릇에 담기고나면, 그대로 받아드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104쪽

제가 보여드리는 몇개의 문장들로는 결코 헤밍웨이의 문체를 온전히 느낄 수 없습니다. 게다가 한글로 나온 책들은 번역본이니, 더욱 느끼기 어려울 겁니다. 훌륭한 번역가분들이 계시지만, 여전히 헤밍웨이는 한글로 [노인과 바다]를 쓰지 않았으니까요. 가능하시다면, 영어로 된 원작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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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노인과 바다]는 조금 더 세상을 의연하게 살아가고 싶은 당신에게, 간결하고 단호한 생각의 흐름을 갖고 싶은 당신에게 처방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여러분과 저 처럼 그저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망망대해 위의 한 노인은 희망과 꿈을 향해 너무 멀리 나아갔고 큰 수확 없이 돌아왔습니다. 이를 통해 평범한 우리는 다양한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단지 저만의 개인적인 감상평이겠지만, 저는 이 작품의 끝에 이렇게 느꼈습니다.

세상은 친구일 뿐이며, 그 속에 악의 요소들이 있을 뿐, 그 자체로 미워할 것이 아니다.